신용회복경험담

2025.05.02 17:24

커피숍 간판을 내리던 날, 제 자존심도 함께 내려놓았습니다

  • 최고관리자 12일 전 2025.05.0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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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꿈과 안정, 두 마리 토끼를 쫓던 30대의 일상 (약 15%)

저는 서울에 사는 35세 남성입니다. 외국계 IT 기업의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며, 아내와 유치원생 딸과 함께 소박하지만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있었죠. 회사는 야근도 많고 일도 많지만, 글로벌 프로젝트를 맡는다는 자부심이 있었고 수입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회사만 믿고 있다가는 안 되겠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교육비, 노후 준비, 집값 상승... 특히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이드 사업"에 나서며 수익을 올렸다는 말을 들으면서 저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렇게 저는 퇴근 후, 주말을 이용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열었습니다.

정확히는, 대출과 카드론을 동원해 ‘열었습니다’.




2. 전개: 창업의 현실은 숫자보다 차가웠습니다 (약 25%)

초기 투자금은 약 8천만 원. 인테리어, 보증금, 프랜차이즈 가입비용에만 절반 이상이 들어갔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썼습니다. 은행 2곳에서 대출을 받고, 카드사 2곳에서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으로 채웠습니다.

처음 몇 달은 오픈빨로 나쁘지 않았지만, 코로나 이후 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매출은 빠르게 줄어들었습니다. 심지어 본사에서 재료비와 광고비를 추가로 요구하며 매달 적자가 커졌고, 결국 2년이 지나기도 전에 매장을 정리하게 됐습니다.

정리 비용, 위약금, 미지급 임대료까지 포함되면서 남은 건 1억 1천만 원의 빚이었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월급으로는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웠고, 집에도 숨기고 싶은 마음에 혼자 끙끙 앓다 결국 불면과 두통, 스트레스성 위염까지 왔습니다.




 


3. 위기: 가장이라는 자리가 이토록 무겁게 느껴질 줄은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딸아이의 유치원 발표회였습니다. 퇴근 시간을 조정해서 참석은 했지만, 발표 도중 “우리 아빠는 매일 힘들어 보여서 걱정돼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이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할 만큼 내가 망가졌구나 싶더군요.

그날 밤 아내에게 처음으로 빚 전부를 털어놨습니다. 예상보다 아내는 침착했고, 오히려 “혼자 너무 오래 끌어안고 있었던 거 아니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 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개인회생 제도’. 처음엔 ‘이건 진짜 바닥 친 사람들만 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상담을 받으면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점, 수입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개인회생을 통한 법적 보호와 채무조정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죠.



 



4. 해결: 포기 아닌 재정비, 개인회생의 진짜 의미 (약 25%)

상담을 받고 접수까지 2주 정도, 법원 인가까지는 총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소득증빙, 채무목록, 가족 부양 사유, 지출내역까지 일일이 준비해야 했고, 회사에도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심스러웠습니다.

저는 법원에서 3년간 월 29만 원씩 변제하는 계획을 인가받았습니다. 원래 매달 이자만 80만 원 넘게 내고 있었던 상황에서, 이 정도 변제액은 정말 숨통이 트이는 수준이었습니다.

법원 출석 당시, 판사님이 제 사정을 듣고 “채무자의 경제 회복 가능성이 충분히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판단해주신 순간, 정말 눈물 나게 감사했습니다. 부끄러움보다, 안도의 감정이 더 컸습니다.



 


5. 결말: ‘괜찮은 아빠’로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약 15%)

개인회생 인가 이후로 저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2년 반 남았지만, 매달 변제금을 낼 수 있다는 게 ‘갚고 있다’는 자부심을 줍니다.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 때도, 아내와 마트에 갈 때도 마음 한켠에 짓눌리던 압박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는 쉽게 투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대신, ‘신뢰할 수 있는 수입을 성실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자산임을 절실히 배웠죠.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창업 실패나 감당 안 되는 빚으로 좌절하고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회생은 도망이 아니라 회복의 제도입니다. 그리고 가장이라는 무게는 나눌 때 더 단단해집니다. 혼자 끌어안지 마세요. 늦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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