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세 택시기사로 평범하게 살아왔다.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내겐 당연한 일이었다. 아내와 성인 자녀 두 명과 함께 살면서 크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오랜 친구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연대보증을 부탁했다. 믿을 만한 친구였고, 몇 년 동안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며 확신에 차 있었다. 나도 고민 끝에 보증을 서기로 했다. 그렇게 6천만 원의 보증을 섰고, 별다른 걱정 없이 지냈다. 하지만 1년이 지나자 친구의 사업이 부도가 나 버렸다.

보증을 섰던 금액이 고스란히 내게 청구되었고, 생활비가 부족해 2천 4백만 원의 신용대출까지 받았다.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라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총 채무가 8천 4백만 원까지 늘어나면서 매달 갚아야 할 금액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수입보다 많은 금액을 이자로 내며 버티는 것도 한계였다.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하루 종일 돈 걱정뿐이었다. 아내에게 차마 말도 못 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결국 모든 걸 털어놓았다. 아내는 충격을 받았지만, 함께 해결해 나가자며 나를 위로해 주었다.

그러다 법률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개인회생이라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에는 망설였다. 법적인 절차를 밟는 게 두려웠고, 주변에서 부정적인 시선을 받을까 걱정됐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고, 결국 개인회생을 신청하기로 했다.

법률사무소에서 상담을 받고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현실적으로 갚을 수 있는 금액을 산정했다. 법원에서 심사를 거쳐 5년간 월 90만 원씩 변제하는 계획이 승인됐다. 그동안 이자 부담이 너무 커서 원금은커녕 이자만 갚아도 버거웠는데, 개인회생이 인가되면서 감당하기 힘든 이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법원 출석도 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많이 긴장됐다. 하지만 내 상황을 성실하게 설명했고, 법원에서도 이를 고려해 합리적인 변제 계획을 승인해 주었다.

개인회생이 인가된 이후, 비록 빠듯한 생활이지만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무작정 이자만 갚는 것이 아니라 5년 후에는 빚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택시 운행도 더욱 열심히 하며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변화는 마음의 안정이다. 불안과 스트레스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계획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아내와의 관계도 예전보다 더 돈독해졌고, 자녀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이 있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길 바란다. 빚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겁다. 하지만 해결 방법이 있다는 걸 알면 조금은 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