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고개 숙였던 시간을 지나, 다시 땅을 바라봅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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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약 15%)
50살까지, 저는 남편과 함께 충남 시골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큰 욕심 없이, 제철 작물 심고 거두고, 주말마다 도시에서 찾아오는 자식들 얼굴 보는 게 소소한 행복이었죠. 트럭 한 대로 필요한 일 다 했고, 마을회관 가거나 장날에 시장 보는 게 거의 전부였어요. 그렇게 평범하게 살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변화’라는 게 찾아왔습니다.
친정 언니가 서울에 가서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부터, 농산물 직거래 사업을 해보자는 조언, “요즘은 차도 있어 보여야 한다”는 말들이 자꾸 제 마음을 흔들었어요. 결국, 저도 뭔가 해보겠다는 생각에 고급 SUV 리스를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멋져 보였고, 기분도 괜찮았어요. 하지만 그 선택이 큰 짐이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약 25%)
리스로 받은 차는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었습니다. 매달 리스비 60만 원에 보험료, 정비비까지 합치면 고정 지출만 80~90만 원이 넘었어요. 수입이 일정치 않은 농사일 특성상, 그 돈이 점점 부담스러워졌죠. 마침 농작물 수익도 줄고 태풍 피해까지 겹치면서 한동안은 카드로 막고 돌려막기를 했습니다. 카드값이 밀리자 현금서비스까지 손을 댔고, 그렇게 채무는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2년 동안 리스회사, 카드사 두 곳에 쌓인 채무는 어느새 5,5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갚을 능력은 줄어들고,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만 했습니다. 가족들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 보니, 어느 날은 새벽마다 불안에 벌떡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리스료가 연체되어 차량 반납 통보를 받았을 때였습니다. 읍내 리스회사 직원이 차를 끌고 가겠다는 얘길 했을 때, 저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어요. 남편에게도 처음으로 모든 상황을 털어놓았고, 그날은 둘이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차는 없어도 되니까, 이제 그만 버텨보자”는 남편의 말이 개인회생을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변 지인 한 분이 “법으로 갚을 수 있는 만큼만 갚고 나머지는 탕감받는 방법이 있다”고 조심스레 알려주셨고, 저는 두 달 정도 고민 끝에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 상담받을 때는 수치스럽기도 했고, 남들 눈이 괜히 신경 쓰였어요. 하지만 상담사분이 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합법적인 절차임을 설명해주시자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약 25%)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서류를 준비하고, 수입과 지출을 정리하며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은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월 38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계획으로 인가를 받았습니다. 이전보다 소비를 더 줄여야 했지만, 명확한 계획이 생기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어요.
법원에 출석했을 때는 떨리는 마음으로 갔지만, 판사님께서도 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주셨습니다. “성실히 살아오신 것 같습니다”라는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이후 채권자 집회도 무사히 마치고, 인가 결정이 났을 땐 그날 바로 남편과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기쁜 소식을 알렸습니다.
힘들었던 점은, 매달 돈을 쪼개가며 생활비와 변제금을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농사지은 채소를 직접 팔며 조금씩 부수입을 늘렸고, 마을 사람들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매달 성실히 납부하며 버틴 시간이 저에겐 치유의 시간이었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약 15%)
지금은 변제 1년째입니다. 아직 갈 길이 남았지만, 이젠 매달 잘 갚고 있다는 뿌듯함이 있습니다. 리스차는 반납했지만, 중고 경차를 하나 장만해서 일상생활에 불편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지 않는다는 안도감이 가장 큽니다.
앞으로는 다시는 ‘과시’나 ‘보여주기’ 때문에 결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이들에겐 “엄마도 실수했지만, 다시 일어나고 있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빚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제 말 꼭 기억해주세요. 혼자 버티지 마세요. 법의 도움을 받아도, 여러분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책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