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7.28 16:50

내가 CEO였던 시간,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길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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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3년 전만 해도 저는 그야말로 ‘잘 나가는 청년 CEO’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창업한 IT 기반의 스타트업이 정부지원사업에도 선정되고, 여기저기서 투자 문의가 들어오면서 회사도, 제 삶도 앞으로만 달릴 줄 알았죠. 직원은 5명, 사무실은 서울 성수동의 공유오피스였지만, 매일이 도전이었고 동시에 희망이었어요. 사업 아이템은 아직 수익화 단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모든 것은 한 투자자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유력한 벤처캐피탈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제 아이템을 높이 평가했고, 조건 없는 선투자를 제안했죠. 하지만 실제로 받은 돈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투자계약 체결을 위한 ‘선수수료’와 ‘등록비’ 명목으로 대출을 권유받았고, 저축은행 두 곳에서 총 5천만 원을 빌려 건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어이없지만, 당시엔 투자 유치에 매몰되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웠어요.

그러던 중 회사 대표 번호로 걸려온 보이스피싱 전화 한 통. 정부지원금 정산과 관련된 세금환급이라며 요구받은 정보를 넘긴 게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제 명의로 대부업체 두 곳에서 추가로 4천2백만 원이 대출되어 있더군요. 경찰에 신고했지만, 돈은 돌아오지 않았고 신용등급은 급락했습니다. 회사는 자금 경색으로 운영이 어려워졌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못 주는 순간부터 해체 수순을 밟게 되었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무게였습니다. 잠이 오지 않았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두려워졌죠. 6개월 동안 지인들에게 돈을 꾸고, 카드로 생활비를 돌려막으면서 버텨봤지만, 결국 연체가 시작됐습니다. 하루는 어머니가 우편물 사이에서 ‘채권추심’ 봉투를 발견하고 묻더군요. 그때야 모든 걸 털어놨습니다.

어머니는 많이 놀라셨지만, 이렇게 말해주셨어요. “지금이라도 너를 살리는 선택을 하자.” 그렇게 저는 개인회생을 알아보게 됐고, 상담을 받기까지 3주간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처음 상담받으러 갈 땐 마치 죄인이 되는 느낌이었지만, 상담사는 오히려 담담하게 절 위로해줬습니다. “당신은 실패한 게 아니라, 다시 일어날 기회를 만드는 겁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상담 후 서류 준비부터 법원 인가까지 약 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채무 총액은 약 9천2백만 원, 법원은 제가 소득이 거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해 월 18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계획을 인가해주었습니다. 처음엔 이마저도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니 오히려 생활이 단순해졌고, 뿌듯함도 생겼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건, 법원 출석 당시 제 채무 사유를 직접 말해야 했던 순간이었어요. 사기 피해였다는 점은 참작되었지만, 제 판단 미숙에 대한 자책이 컸거든요. 그래도 그 자리를 통과하고 나니, 정말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지금은 변제 1년 차입니다. 월 18만 원은 소규모 외주 프로젝트와 아르바이트로 충당하고 있고, 남은 생활비는 절약하며 살고 있습니다. 비록 대표라는 타이틀은 내려놨지만, 오히려 더 현실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언젠가는 다시 창업할 꿈도 가지고 있고, 이번엔 철저하게 준비하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저처럼 사기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삶이 무너졌다고 느끼는 분이 계시다면,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개인회생’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다시 한 번 숨 쉴 수 있는 기회이고, 다시 걸어갈 수 있는 길이에요.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회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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