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발생 전의 일상

나는 34세의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다. 원래는 식당을 운영하던 자영업자였지만, 지금은 업종을 완전히 바꿨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나름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부모님 도움 없이 스스로 일어나겠다는 마음으로 식당을 차렸고, 첫해에는 나쁘지 않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2020년 초,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 처음에는 ‘조금만 버티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생각으로 대출을 받아 운영비를 충당했다. 시중은행에서 1억 2천만 원의 사업자금 대출을 받았고, 부족한 금액은 신용대출과 카드론(총 6천만 원)으로 메웠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적자는 계속 누적되었고, 결국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악몽이 시작됐다. 소득은 없는데 대출 상환일은 다가오고, 카드값 연체로 독촉 전화가 빗발쳤다. 처음에는 연체를 막기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막았지만,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과정

채무가 1억 8천만 원을 넘어서자, 더는 버틸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오는 독촉 전화에 불안으로 밤잠을 설치고, 신용등급은 바닥을 쳤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나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됐다. 처음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회생 절차까지 받아야 하나?’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방법이 없었다. 몇 주 동안 고민하고 법률 상담을 받아본 후, 개인회생을 신청하기로 결심했다.

개인회생 진행 과정

상담을 받고 서류를 준비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 수입과 지출 내역을 정리하고, 채무 증빙 서류를 모으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특히 법원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준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다행히 프리랜서로 웹디자인 일을 조금씩 하고 있어서 ‘소득이 없는 상태’는 아니었다.

개인회생 절차를 진행한 지 약 6개월 만에 인가 결정이 났다. 법원에서 정한 변제 계획에 따라, 나는 매월 80만 원씩 5년 동안 변제하면 남은 채무는 면책받을 수 있었다. 기존의 월 이자 부담(약 300만 원 이상)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였다.

법원 출석은 긴장됐지만, 생각보다 절차는 간단했다. 중요한 건 ‘성실하게 변제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변제 계획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현재의 변화와 희망

현재는 개인회생 변제 2년 차에 접어들었다. 매달 정해진 금액을 성실히 갚아나가고 있다.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지만, 무리한 이자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숨통이 트였다. 무엇보다도 독촉 전화와 연체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크다.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수입이 조금씩 안정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도 생겼다. 예전처럼 무리한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다. 소득에 맞춰 살고, 철저히 계획적으로 돈을 관리하는 습관을 들였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과거의 나처럼 빚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마라.’ 나는 너무 오랫동안 고민만 하다가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개인회생은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는 제도이며, 이걸 잘 활용하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과거를 돌아보면 후회되는 점도 많지만, 이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 용기를 내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길 바란다. 인생은 한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나 역시 지금 다시 시작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