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8.08 15:48

다시 흙을 만지며 웃을 수 있게 되기까지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8.0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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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나의 삶

저는 충청도의 한 시골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50살 여성입니다. 남편과 함께 벼농사와 밭작물을 지으며 자녀 둘을 키웠습니다. 큰아이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작은아이는 부산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어요. 시골살이야 늘 힘들지만, 자연 속에서 하루하루 일하고 가족들과 소소하게 웃을 수 있는 삶이 참 감사했죠. 그땐 정말, 돈 걱정 없이 살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삶을 송두리째 바꾼 사기 피해

그런데 1년 반 전, 마을 지인 소개로 ‘짭짤한 수익이 보장된다’는 투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스마트팜 관련 사업이라고 했고, 투자금만 넣으면 수익 배당을 받을 수 있다며, 잘 아는 사람도 함께 투자했다는 말에 안심하고 3천만 원을 넣었죠.

그 불안이 커질 즈음, 또다른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대출이름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에 당한 것이었어요. “금융감독원 직원입니다”라는 말에 속아 개인정보를 넘긴 게 화근이었죠. 저축은행에서 대출이 실행됐고, 나중엔 대부업체까지 손을 벌리게 됐습니다. 그렇게 총 9천 2백만 원이라는 빚이 생겼고, 이자만 해도 매달 150만 원이 넘게 빠져나갔습니다. 순식간이었어요. 평생 일궈온 삶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절망 끝에서의 결심

잠을 잘 수 없었어요. 하루 종일 머릿속은 빚 걱정뿐이었고, 남편 몰래 울기도 많이 울었죠. 도시에서 살아가는 아이들한테는 끝까지 말 못 했습니다. 괜한 걱정 줄까봐요. 그러다 농작물 판매 대금을 통째로 압류당하고 말았어요. 그때 깨달았죠.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마침 마을 주민센터에 상담창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조심스레 상담을 받았어요.

솔직히 처음엔 너무 부끄럽고 두려웠어요. ‘이 나이에 이런 걸 겪어야 하나…’ 싶었죠. 하지만 상담사님이 제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시고, 가능한 해결 방법을 알려주시니 마음이 조금씩 놓였어요. 남편에게도 어렵게 털어놨고, 다행히 "사람 일 누구나 겪을 수 있다"며 제 손을 잡아줬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개인회생 진행의 길

상담 후 서류를 준비하고 법원에 신청하기까지 두 달 정도 걸렸어요. 서류 챙기는 것도 힘들었지만, 가장 어려웠던 건 마음을 다잡는 일이었죠. 개인회생이 인가되기까지는 약 4개월 정도 걸렸고, 지금은 월 23만 원씩 3년 동안 갚아나가는 계획이 확정됐습니다.

법원 출석도 했는데요, 떨리는 마음으로 갔지만 판사님께서 절차를 차근히 설명해 주시고, 제 상황을 이해해주시는 듯한 태도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가장 큰 위기는 ‘내가 진짜 이렇게까지 됐구나’ 하는 자책이었지만, 주변에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의 응원과 조언 덕분에 꿋꿋이 버틸 수 있었어요. "당신만 그런 거 아니야"라는 말이 그렇게 큰 힘이 될 줄 몰랐죠.




 

다시 피어난 희망

지금은 변제를 시작한 지 6개월 차예요. 비록 빠듯한 생활이지만 마음만큼은 훨씬 가볍습니다. 압류 걱정도 없고, 하루하루 제 힘으로 다시 일어선다는 자부심도 생겼어요. 요즘은 작은 텃밭을 가꾸면서 농산물 직거래도 시도해보려 하고 있어요.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게 지금의 목표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혹시 저처럼 억울한 빚이나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계신다면, 꼭 혼자 끌어안지 마세요. 무너진 자존심보다 더 중요한 건 ‘앞으로의 삶’입니다. 저처럼 다시 웃을 수 있게 될 날이 분명히 옵니다. 저도 그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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