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빚이라는 그림자 속에서도, 다시 색을 칠할 수 있었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6.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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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15%)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 자연스럽게 그 길을 택했습니다. 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소소한 브랜드와 출판사와의 작업을 이어갔죠. 수입은 일정하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이 제겐 큰 의미였습니다.
그 시기에 가족 중 한 명이 해외 유학을 가게 되면서, 저도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학비 마련에 나섰습니다. 가족이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었기에, 저라도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어요. 그렇게 시작한 것이 대출이었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25%)
처음엔 은행에서 유학 목적의 대출로 3천만 원을 빌렸습니다. 이후 생활비나 체재비 명목으로 추가 대출을 받았고, 카드 사용도 늘어났죠. 일러스트 프로젝트가 잠시 끊기거나 지연되면 카드로 생활비를 돌려막았고, 그렇게 몇 년 사이 빚이 쌓이고 쌓여 8천만 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시점에서도 저는 "곧 큰 일이 들어올 테니 괜찮을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프리랜서 시장은 더 불안정해졌고, 월 최소 납부금이 200만 원을 넘기면서 상황은 더 버티기 어려워졌어요.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20%)
결정적인 계기는 건강 문제였습니다. 지나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병원에 실려간 적이 있었는데, 검사 결과 위염과 공황장애 초기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그날 병원 대기실에서 휴대폰으로 또 하나의 독촉 문자를 확인하며, 마음속에서 무너졌습니다.
몇 주를 고민했어요. ‘내가 이런 선택까지 해야 하나’ 싶었죠. 주변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못하다가, 결국 가까운 동료 한 명에게 털어놓았고 그 친구가 조심스럽게 개인회생 제도를 알려줬습니다. “이건 도망이 아니라, 제도를 통한 회복의 시작이야”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25%)
상담을 받기까지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내가 실패한 사람처럼 느껴졌고, 내 이야기를 누가 믿어줄까 걱정됐죠. 하지만 상담사는 오히려 저를 위로해주었습니다. “당신 같은 예술가 분들, 생각보다 많습니다”라는 말이 이상하게 위안이 되었어요.
서류를 준비하고 법원에 접수한 뒤, 인가까지는 약 4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다행히 채권자 이의 없이 인가가 떨어졌고, 저는 월 38만 원씩 36개월(3년) 동안 갚는 조건으로 변제계획이 확정되었습니다. 전체 채무 중 약 70% 이상이 탕감되었죠.
법원 출석도 두려웠지만, 판사님은 제 상황을 꼼꼼히 확인해주셨고, 저의 직업 특성과 수입 변동성도 고려해주셨습니다. 절차는 생각보다 인격적이었고, 그 순간 ‘살아날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이 생겼어요.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15%)
지금은 변제 1년 차입니다. 수입이 들쭉날쭉한 만큼, 절약은 물론이고 월마다 고정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부업도 병행하고 있어요. 생활은 여전히 빠듯하지만, 빚에 쫓기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평안합니다.
앞으로는 교육 일러스트와 심리 관련 콘텐츠 제작에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저처럼 감정적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그림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빚은 분명 저를 어둠 속에 가뒀지만, 개인회생은 그 어둠을 걷어내는 ‘법적인 손전등’이었습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이 제도는 두 손 들고 항복하는 게 아니라, 다시 일어서기 위한 시작점입니다. 저도 아직 가는 길이 멀지만, 분명 다시 그릴 수 있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